책소개
대승의 큰 가르침의 핵심을 요약한 ≪열반종요≫
원효의 ≪열반종요≫는 ≪대반열반경≫의 핵심을 요약 정리한 책이다. 종요(宗要)란 경전의 핵심을 잘 정리해서 요약한 것이라는 의미다.
원효는 ≪대반열반경≫을 대승의 큰 가르침으로 경전의 서로 다른 모든 논의를 하나로 통합하는 원리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원효는 ≪대반열반경≫을 부처님의 일생 동안의 법문을 총 정리한 것으로 가장 심오한 이론을 담고 있다고 본 것이다.
원효는 ≪열반종요≫에서 열반과 불성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화회(和會)하여 열반과 불성의 본래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먼저 경의 인연과 종지를 설명하고, 열반에 대해서는 열반의 번역, 열반의 체와 상, 열반의 허실, 열반의 종류, 열반의 덕 등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불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불성의 체성(體性), 불성의 인과(因果), 견성(見性), 불성의 유무 등에 대해서 논의하고, 마지막으로 여러 다른 견해에 대한 회통을 시도한다.
≪열반종요≫의 구성
먼저 경의 대의(大意)를 설명한 후 전체 내용을 자세하게 분석하는 방법으로 서술한다. 분석하는 부분은 다시 열반과 불성 두 부분으로 나뉜다. 열반에 대해서는 명의문(名義門), 체상문(體相門), 통국문(通局門), 이멸문(二滅門), 삼사문(三事門), 사덕문(四德門)의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불성에 대해서도 출체문(出體門), 인과문(因果門), 견성문(見性門), 유무문(有無門), 삼세문(三世門), 회통문(會通門)의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체(敎體)와 교적(敎迹)을 밝힌다.
200자평
현존하는 원효의 저작 22권 중 하나로, ≪대반열반경≫의 핵심을 요약 정리한 책이다. 원효는 ≪대반열반경≫이 부처의 일생 동안의 법문을 총 정리하고 있으므로 가장 심오한 이론을 담고 있다고 보았다. ≪열반종요≫는 이를 집약하고 있다. 일반 독자가 ≪열반종요≫에 용이하게 가닿을 수 있도록 충분한 각주를 달아 보충 설명했다.
지은이
원효는 신라 진평왕 39년(617)에 압량군(현재 경북 경산시 자인면) 남쪽 불지촌의 북쪽에 있는 율곡(栗谷, 밤나무골)의 사라수 밑에서 태어났다. 세속의 성은 설씨로 아버지는 담날내말이다. 어릴 때의 이름은 서당, 15세경에 출가했고, 불명은 원효다. 이외 서곡사미(西谷沙彌), 백부논주(百部論主), 해동법사(海東法師), 해동종주(海東宗主)라 불렸다. 고려시대에는 원효보살, 원효성사(元曉聖師)라 존칭되고, 화쟁국사(和諍國師)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원효는 불교뿐만 아니라 도가와 유가에도 밝았고, 특정한 스승 없이 영취산의 낭지, 고구려의 보덕, 항사사(현 오어사)의 혜공 등에게서 배웠다고 전한다. 그는 당시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선진 문물을 배우기 위해 34세와 45세 때 의상과 함께 두 번에 걸쳐 당나라 유학을 시도했다. 두 번째 구법 여행 중 삼계유심(三界唯心)의 원리를 깨달아 구법행을 포기하고 돌아왔다. 그 후 과부였던 요석공주와 결혼하여 설총을 낳고, 불교를 민중화시키고, 분열된 국민정신을 통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신라의 통일이 완성된 10년 후인 신문왕 6년(686) 3월 30일 입적했다.
원효는 당시 전하던 거의 모든 경론(經論)에 대해 주석(註釋)을 하여 100여 종의 저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존하는 것은 20부 22권뿐이다. 이 중 ≪대승기신론소≫ 2권, ≪금강삼매경론≫ 3권, ≪십문화쟁론≫ 2권 등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데, 원효 사상의 핵심인 일미(一味) 화쟁(和諍) 사상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의 승려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식학(唯識學)이나 불교논리학 등에서 그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옮긴이
조수동(曺洙東)은 영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여래장 사상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구한의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주요 저서로는 ≪인도철학사≫(이문출판사, 1995) ≪여래장≫(이문출판사, 1997), ≪삼국유사의 종합적 연구≫(공저, 박이정, 2002), ≪불교사상과 문화≫(세종, 2003), ≪한의 학제적 연구≫(공저, 철학과현실사, 2004), ≪종교의 이해≫(학진출판사, 2005), ≪정신 치료의 철학적 지평≫(공저, 철학과현실사, 2008), ≪삼성현의 생애와 사상≫(이문북스, 2019) 등이 있다.
차례
대의(大意)를 서술함
자세하게 분석하여 설명함
- 경을 말한 인연(因緣)
- 가르침의 근원을 분별함
1) 열반문(涅槃門)
(1) 명의문(名義門)
(2) 체상문(體相門)
(3) 통국문(通局門)
(4) 이멸문(二滅門)
(5) 삼사문(三事門)
(6) 사덕문(四德門)
2) 불성문(佛性門)
(1) 출체문(出體門)
(2) 인과문(因果門)
(3) 견성문(見性門)
(4) 유무문(有無門)
(5) 삼세문(三世門)
(6) 회통문(會通門)
- 가르침의 근본[敎體]을 밝힘
- 가르침의 자취[敎迹]를 밝힘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지금 이 경은 불법(佛法)의 큰 바다이고, 방등(方等)의 비밀 창고로 그 가르침은 측량하기 어렵다. 진실로 넓고 넓어서 끝이 없고, 깊고 깊어서 바닥에 이를 수 없다. 바닥에 이를 수 없기 때문에 다하지 않음이 없고, 끝이 없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음이 없다. 여러 경전의 부분을 통합하여 온갖 흐름[萬流]을 한 맛[一味]으로 돌아가게 하고, 부처님의 뜻이 지극히 공정한 것임을 열어 보여 백가(百家)의 서로 다른 쟁론[異諍]을 화해시켰다. 마침내 소란한 사생(四生)들로 하여금 모두 둘이 없는 진실한 본성[無二實性]에로 돌아가게 하고, 오랜 잠에서 꿈꾸는 자들을 나란히 대각(大覺)의 지극한 과보[極果]에 이르게 한다. 지극한 과보의 큰 깨달음이란 진실한 본성[實性]을 체득하면서도 마음을 잊는 것이다. 진실한 본성에 둘이 없다는 것은 진실한 것과 거짓을 섞어서 하나로 하는 것이다. 이미 둘이 없으니 무엇으로 하나를 얻으며, 진실한 것과 거짓이 섞여 있으니 어느 것이 진실임을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