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풍운전>의 인기
정조 18년, 대마도 역관 소전기오랑이 조선의 사신으로부터 전해 듣고 기록한 ≪상서기문≫을 보면, 조선의 소설로 <장풍운전>·<구운몽>·<최현전>·<장박전>·<임장군충렬전>·<소대성전>·<소운전>·<최충전> 등을 들고 있다. 이처럼 <장풍운전>이 외국에까지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에서 널리 읽힌 소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진담록≫에 실린 삽화를 보자. 광대들이 놀음판을 벌이는 가운데 한 광대가 장풍운과 관련된 이야기를 늘어놓으려 한다. 그러자 수많은 청중이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손사래를 치며 돌아서고 만다. 그들은 이미 <장풍운전>의 내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장풍운전>이 얼마나 널리 알려진 이야기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른 영웅소설과의 차이
영웅소설 서사 구조의 핵심은 ‘가족(가문)과 분리’되고, ‘분리된 남성 영웅 일개인의 영웅적 역량 발휘와 성취’다. 이를 토대로 보면 <장풍운전>은 영웅소설 서사 구조의 뼈대는 갖췄으나, 영웅 일개인의 ‘영웅적 역량 발휘’라는 측면에서는 미숙하다고 할 수 있다. <장풍운전>에는 전쟁이 세 차례 묘사된다. 1차 전쟁담은 장풍운이 부모와 이별하는 계기가 된다. 제2차 전쟁담은 흩어진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계기가 되고, 제3차 전쟁담은 처첩 간의 갈등이 드러나는 계기로 작용한다. 따라서 <장풍운전>의 군담은 영웅소설에서 보이는 입신양명적 흥미 요소는 아니라 할 수 있다.
200자평
연세대학교 도서관 소장 경판 27장본을 저본으로 삼아 현대어로 옮겼다. 장풍운이 부모와 헤어지고, 이어 아내와도 헤어지지만 우여곡절 끝에 모두 해후하고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내용이다. 조선 시대에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만큼 광범위하게 읽혔고, 외국까지 그 명성을 떨쳤던 작품이다.
옮긴이
신해진(申海鎭)은 경북 의성에서 출생했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졸업(문학박사)했고, 현재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역서로 ≪조선 중기 몽유록의 연구≫(박이정, 1998), ≪조선 후기 우화소설선≫(공편, 태학사, 1998), ≪역주 조선 후기 세태소설선≫(월인, 1999), ≪조선 후기 가정소설선≫(월인, 2000), ≪한국 고수필문학≫(월인, 2001), ≪조선조 전계소설≫(월인, 2003), ≪역주 내성지≫(보고사, 2007), ≪서류 송사형 우화소설≫(보고사, 2008), ≪권칙과 한문소설≫(보고사, 2008), ≪조선 후기 몽유록≫(역락, 2008), ≪한국 고소설의 이해≫(공저, 박이정, 2008), ≪역주 창의록≫(역락, 2009), ≪역주 성은 선생 일고≫(역락, 2009) 등이 있으며, 이외 다수의 저역서와 논문이 있다.
차례
장풍운전
원문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7년 전, 두우성이 금릉(金陵)이란 곳을 비춰서 ‘기이한 영웅이 나리라’ 했더니, 상공께 태어났구려. 귀한 아드님의 상(相)을 보니, 재산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고 자식이 많겠거니와 부모와 이별하는 수(數)가 목전에 있소이다. 그래서 젊은 때의 운수는 사나우나, 늙바탕의 운수는 매우 좋을 것이오.”
“이 아이는 10세 전에 부모와 헤어져 타향을 정처 없이 떠돌다가, 스무 살에 과거에 급제하여 부모를 다시 만나고, 부귀와 공명이 천하의 으뜸이 될 것이오. 삼처 이첩(三妻二妾)에다 육자 오녀(六子五女)를 둘 것이오.”
≪장풍운전≫ 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