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남녀 간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애정소설로서의 긴박성이나 인간욕망을 구현해 줄 괴기적 환상성 등이 소설로서의 흥미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이 속에 담겨진 다양한 문체나 무려 150여 편의 서책과 60여인의 시문이 참고되고 있다. 이로써 조선전기에 유입되어 읽힌 관련 서적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석서로나 삽입문에 사용된 미려한 문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 가치까지 지닐 수 있었다. 선비들이나 서리들의 글공부에 이보다 더한 서책이 없었기에 결국 조선조 최고의 애독서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200자평
≪전등신화≫는 중국 명대 소설이지만, 조선조 초에 이미 유입되어 왕조가 끝날 때까지 줄곧 읽힌 책이다. 김시습은 ≪전등신화≫를 읽고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내놓는다. 본서는, 현전하는 최고본으로 규장각에 소장된, 윤춘년과 임기가 한 구절 한 구절에 주석을 붙인 ≪전등신화구해≫를 번역한 책으로, 다른 ≪전등신화≫와는 차별성을 가진다.
지은이
구우는 원말명초의 학자로 자를 종길, 호를 존재라 한다. 절강성 전당(지금의 중국 항주) 출신으로 학식도 풍부하고 문필에도 능하여 14세 때 이미 문명을 사방에 떨쳐 당시 대 문장가였던 양유정의 인정을 받았다. 태조 홍무연간에 인화·임안·의양 등지의 훈도로 있다가 성조 영락 초에 주왕부의 우장사를 지냈으나, 무자년에 견책을 당하여 섬서성 보안으로 귀양 갔다. 18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고 홍희 초년 비로소 영국공 장보의 주청으로 석방되어 원직에 복직하였고 한때 내각판사로 있었다. 그리하여 3년 동안 영국공가의 숙사 생활을 하고 지내면서 예우를 받다가 선종 선덕 3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동왕 8년에 87세의 생을 마감한다. 저작으로는 『전등신화』 외에도 『귀전시화』, 『존재시집』, 『악부유언』, 『춘추귀주』, 『여청곡』 등이 있었다고 중교 서문에 전하지만 확인할 수 없다가 최근 그 중에서 『악부유언』이 중국 남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음이 확인됨으로써 그의 많은 작품들이 후대에 들어 간행되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열조시집』, 『명시기사』 등에 그의 시가 실려 있기도 하다.
옮긴이
정용수는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를 거쳐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고전문학 전공으로 문학석사 및 문학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2000년부터 버클리 대학교(U. C. Berkeley) 동아시아 연구소(Institute of East Asia Studies)에서 1년간 객원교수(Visiting Scholar)를 지냈다. 2012년 현재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역서로 ≪후탄선생정정주해 서상기≫(국학자료원, 2006), ≪봉성에서≫(국학자료원, 2001), ≪고금소총 명엽지해≫(국학자료원, 1998), ≪국역 소문쇄록≫(국학자료원, 1997) 외에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경사스런 수궁의 잔치 水宮慶會錄
복 받은 삼산의 땅 三山福地志
화정에서 만난 옛 친구 華亭逢故人記
금빛 봉황새 비녀 金鳳釵記
연방루에서 나눈 사랑 聯芳樓記
영호생이 꾼 저승 꿈 令狐生冥夢錄
천태산에 숨어 사는 사람 이야기 天台訪隱錄
등목이 술이 취해 노닐던 취경원 縢穆醉遊聚景園記
모란등 이야기 牡丹燈記
기이한 만남 渭塘奇遇記
부귀를 관장하는 저승 이야기 富貴發跡司志
영주의 야묘에서 생긴 일 永州野廟記
신양동에서 생긴 일 申陽洞記
애경의 슬픈 이야기 愛卿傳
취취의 슬픈 사랑 이야기 翠翠傳
용당 귀신들의 모임 龍堂靈會錄
태허전 사법 이야기 太虛司法傳
수문부 사인 이야기 修文舍人傳
감호에서 밤에 뱃놀이 한 이야기 鑑湖夜泛記
푸른 옷을 입은 여인 綠衣人傳
추향정에서 생긴 일 秋香亭記
옮긴이에 대하여
책속으로
다정한 사람에게 이것을 보게 한다면 장대(章臺)의 버들이 꺾였듯이 가인(佳人)들의 한이 무궁하게 될 것이고, 의로운 사람에게 이것을 듣게 한다면 모산(茅山)의 약(藥)이 구해지듯이 협사(俠士)의 마음이 있게 할 것이다.
-<추향정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