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고금주

≪중화고금주(中華古今注)≫는 오대(五代) 후당(後唐)의 마호(馬縞)가 지은 고거변증류(考據辨證類) 필기 문헌으로, 진(晉)나라 최표(崔豹)의 ≪고금주≫를 바탕으로 내용을 확대 부연한 속서(續書)다. 상중하 3권에 총 196조의 항목을 수록했는데, 그 내용은 ≪고금주≫처럼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명물(名物)과 제도에 대한 고증과 해석이 주를 이룬다. ≪중화고금주≫는 ≪고금주≫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고대 고증류 필기 문헌으로, 당나라 때까지의 다양한 명물을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고찰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헌 자료다.
≪중화고금주≫는 ＜자서(自序)＞에서 “옛날 최표의 ≪고금주≫는 박식함이 비록 광범위하지만 자못 빠진 문장이 있으며, 당나라 초에 이르러서는 듣거나 보지 못했다. 지금 그 주를 첨가해 그 뜻을 해석하고 이름 지어 ≪중화고금주≫라고 했으며 3권으로 편성했다”라고 해서, ≪고금주≫의 빠진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편찬했음을 분명히 밝혔다.
≪중화고금주≫의 체례는 ≪고금주≫가 ＜여복(輿服)＞·＜도읍(都邑)＞·＜음악(音樂)＞·＜조수(鳥獸)＞·＜어충(魚蟲)＞·＜초목(草木)＞·＜잡주(雜注)＞·＜문답석의(問答釋義)＞의 8편으로 편목을 나누어 총 188조를 수록한 것과 달리, 편목의 구분 없이 상중하 3권에 총 196조를 수록했다. 권상에는 제왕 궁궐(帝王宮闕)·도읍(都邑)·우의(羽儀)·면복(冕服)·주현(州縣)·의장(儀仗)·군기(軍器) 등의 항목 73조를 수록했고, 권중에는 황후 관대(皇后冠帶)·사서 의상(士庶衣裳)·문적(文籍)·서계(書契)·초목(草木)·답문석의(答問釋義) 등의 항목 43조를 수록했으며, 권하에는 고금 음악(古今音樂)·조수(鳥獸)·어충(魚蟲)·귀별(龜鱉) 등의 항목 80조를 수록했다.

중국 고대 백과사전인 ≪고금주≫의 증보 확장판이다. 당나라 때까지의 다양한 명물과 제도를 보다 더 구체적이고 폭넓게 다루었다. 특히 당나라 때의 기물과 복식, 여자들의 머리 모양과 장식에 대한 설명이 대폭 증보되었고, 옛 전적을 이용해 근거를 밝혀 신빙성을 강화했다. ≪고금주≫와 함께 고대 문물 연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헌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중화고금주(中華古今注)≫의 찬자 마호(馬縞, 854 또는 857∼936)는 자(字)와 관적(貫籍)이 미상이다. 당나라 말에 명경과(明經科)에 급제하고 발췌과(拔萃科)에도 등제했다. 후량(後梁)에서는 태상수찬(太常修撰)·상서랑(尙書郞)·참지례원사(參知禮院事)를 역임한 뒤 태상소경(太常少卿)으로 전임되었다. 후당(後唐) 장종(莊宗) 때는 중서사인(中書舍人)·형부시랑(刑部侍郎)·권판태상경(權判太常卿)을 지냈으며, 명종(明宗) 때는 사건에 연루되어 수주사마(綏州司馬)로 좌천되었다가 다시 비서감(秘書監)·태자빈객(太子賓客)에 임명되었고 호부시랑(戶部侍郎)과 병부시랑(兵部侍郎)으로 전임된 후 국자좨주(國子祭酒)에서 벼슬을 마쳤다. 80세(또는 83세)에 세상을 떠났다. 한편 ≪중화고금주≫에서 “국자감 태학박사(國子監太學博士)”라고 제 한 것은 아마도 그의 초기의 벼슬로 보인다. 마호는 유술(儒術)에 정통했고 특히 예학(禮學)에 뛰어났는데, ≪전당문(全唐文)≫에 수록되어 있는 그의 문장 4편은 모두 예의(禮儀)를 고석(考釋)한 글들이다. ≪구오대사(舊五代史)≫ 권71과 ≪신오대사≫ 권55에 그의 전(傳)이 실려 있다.

김장환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세설신어연구(世說新語硏究)＞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위진 남북조 지인 소설 연구(魏晉南北朝志人小說硏究)＞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원대학교 중문과 교수, 미국 하버드 대학교 옌칭 연구소(Harvard-Yenching Institute) 객원교수(2004∼2005), 같은 대학교 페어뱅크 센타(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객원교수(2011∼2012)를 지냈다. 전공 분야는 중국 문언 소설과 필기 문헌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중국 문학의 벼리≫, ≪중국 문학의 향기≫, ≪중국 문학의 숨결≫, ≪중국 문언 단편 소설선≫, ≪유의경(劉義慶)과 세설신어(世說新語)≫, ≪위진 세어 집석 연구(魏晉世語輯釋硏究)≫, ≪동아시아 이야기 보고의 탄생−태평광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중국 연극사≫, ≪중국 유서 개설(中國類書槪說)≫, ≪중국 역대 필기(中國歷代筆記)≫, ≪세상의 참신한 이야기−세설신어≫(전 3권),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전 4권), ≪세설신어성휘운분(世說新語姓彙韻分)≫(전 3권), ≪태평광기(太平廣記)≫(전 21권), ≪태평광기상절(太平廣記詳節)≫(전 8권), ≪봉신연의(封神演義)≫(전 9권), ≪당척언(唐摭言)≫(전 2권), ≪열선전(列仙傳)≫, ≪서경잡기(西京雜記)≫, ≪고사전(高士傳)≫, ≪어림(語林)≫, ≪곽자(郭子)≫, ≪속설(俗說)≫, ≪담수(談藪)≫, ≪소설(小說)≫, ≪계안록(啓顔錄)≫, ≪신선전(神仙傳)≫, ≪옥호빙(玉壺氷)≫, ≪열이전(列異傳)≫, ≪제해기(齊諧記)·속제해기(續齊諧記)≫, ≪선험기(宣驗記)≫, ≪술이기(述異記)≫, ≪소림(笑林)·투기(妬記)≫, ≪고금주(古今注)≫, ≪원혼지(寃魂志)≫ 등이 있으며, 중국 문언 소설과 필기 문헌에 관한 여러 편의 연구 논문이 있다.

서(序)

권상
1. 궁(宮)
2. 궐(闕)
3. 성(城)
4. 성황(城隍)
5. 진소축장성(秦所築長城)
6. 장안어구(長安御溝)
7. 봉강(封疆)
8. 환궤(闤闠)
9. 사점(肆店)
10. 부시병(罘罳屛)
11. 종묘(宗廟)
12. 한문제묘(漢文帝廟)
13. 요비방목(堯誹謗木)
14. 방요(方徼)
15. 관새(關塞)
16. 손량금리병풍(孫亮金螭屛風)
17. 손권가선(孫權舸船)
18. 한고조참백사검(漢高祖斬白蛇劒)
19. 위무제군갑(魏武帝軍𢃫)
20. 오대제보도(吳大帝寶刀)
21. 손문대청옥마안(孫文臺靑玉馬鞍)
22. 위무제마륵주완(魏武帝馬勒酒椀)
23. 대가지남거(大駕指南車)
24. 금근거(金根車)
25. 벽악거(辟惡車)
26. 기리고(記里鼓)
27. 가고(街鼓)
28. 화개(華蓋)
29. 곡개(曲蓋)
30. 치미선(雉尾扇)
31. 장선(鄣扇)
32. 오명선(五明扇)
33. 경필(警蹕)
34. 창(唱)
35. 면복(冕服)
36. 금부(金斧)
37. 공주건굉(公主建鍠)
38. 신번(信幡)
39. 표미(豹尾)
40. 마전궁전(馬前弓箭)
41. 이두백수(狸頭白首)
42. 용호절(龍虎節)
43. 군용말액(軍容袜額)
44. 고건삼장(櫜鞬三仗)
45. 과극(戈戟)
46. 모수(矛殳)
47. 도검(刀劒)
48. 가봉(枷棒)
49. 봉(棒)
50. 거폭(車輻)
51. 정전(旌旃)
52. 휘모(麾旄)
53. 문무거이(文武車耳)
54. 청포낭(靑布囊)
55. 잠백필(簪白筆)
56. 문무관(文武冠)
57. 난로(鑾輅)
58. 오로(五輅)
59. 초선(貂蟬)
60. 부오병진(部伍兵陣)
61. 부자(部者)
62. 병진(兵陳)
63. 진(陣)
64. 무신결과오자(武臣缺胯襖子)
65. 문무품계요대(文武品階腰帶)
66. 구환대(九環帶)
67. 화홀(靴笏)
68. 이석(履舃)
69. 주인양의(廚人攘衣)
70. 사풍오(伺風烏)
71. 옥패(玉佩)
72. 천자승여적수(天子乘輿赤綬)
73. 공후대장군자수(公侯大將軍紫綬)

권중
74. 황후태후인수(皇后太后印綬)
75. 멱리(羃䍦)
76. 위궁인장미선빈(魏宮人長眉蟬鬢)
77. 두계(頭髻)
78. 관자타자선자(冠子朶子扇子)
79. 차자(釵子)
80. 양기반환차(梁冀盤桓釵)
81. 분(粉)
82. 연지(燕脂)
83. 화자(花子)
84. 삼자배자(衫子背子)
85. 군친군(裙襯裙)
86. 궁인피오자(宮人披襖子)
87. 혜자(鞋子)
88. 삽혜(靸鞋)
89. 여인피백(女人披帛)
90. 마혜(麻鞋)
91. 말(襪)
92. 석모(席帽)
93. 대모자(大帽子)
94. 탑이모(搭耳帽)
95. 오사모(烏紗帽)
96. 복두(幞頭)
97. 건자(巾子)
98. 한삼(汗衫)
99. 반비(半臂)
100. 말두(袜肚)
101. 곤(裩)
102. 고(袴)
103. 포삼(布衫)
104. 포삼(袍衫)
105. 비릉포(緋綾袍)
106. 피(被)
107. 수동경(燧銅鏡)
108. 막난주(莫難珠)
109. 정아문삼황오제(程雅問三皇五帝)
110. 우정문장리초명(牛亭問將離草名)
111. 정아문습로귀목(程雅問拾櫨鬼木)
112. 우정문서계소조(牛亭問書契所造)
113. 손흥공칭황제용수초(孫興公稱黃帝龍鬚草)
114. 우정문적자하운(牛亭問籍者何云)
115. 정아문전자하운(程雅問傳者何云)
116. 우정문초목(牛亭問草木)

권하
117. 치조비(雉朝飛)
118. 별학조(別鶴操)
119. 주마인(走馬引)
120. 회남왕가(淮南王歌)
121. 무계심(武溪深)
122. 오추곡(吳趨曲)
123. 공후인(箜篌引)
124. 비가(悲歌)
125. 해로호리가(薤露蒿里歌)
126. 장단가(長短歌)
127. 맥상상가(陌上桑歌)
128. 기양처가(杞梁妻歌)
129. 동도가(董逃歌)
130. 단소요가(短簫鐃歌)
131. 상류(上霤)
132. 일중광월중륜(日重光月重輪)
133. 횡취(橫吹)
134. 비고(鞞鼓)
135. 문대금대슬(問大琴大瑟)
136. 문여와생황(問女媧笙簧)
137. 조간가(釣竿歌)
138. 양조(楊鳥)
139. 부로(扶老)
140. 안(鴈)
141. 부(鳬)
142. 학(鶴)
143. 마(馬)
144. 원(猿)
145. 자고(鷓鴣)
146. 여(驢)
147. 진시황마(秦始皇馬)
148. 조진결마(曹眞駃馬)
149. 원앙(鴛鴦)
150. 토(兎)
151. 장(獐)
152. 녹(鹿)
153. 작(鵲)
154. 작(雀)
155. 연(鷰)
156. 구욕(鴝鵒)
157. 오(烏)
158. 계(雞)
159. 구(狗)
160. 작견(𡗇犬)
161. 저(猪)
162. 양(羊)
163. 교청(鵁鶄)
164. 형화(螢火)
165. 누고(螻蛄)
166. 실솔(蟋蟀)
167. 편복(蝙蝠)
168. 팽월(蟛蚎)
169. 장기(長跂)
170. 승호(蠅虎)
171. 사계(莎雞)
172. 구인(蚯蚓)
173. 비아(飛蛾)
174. 언정(蝘蜓)
175. 청령(蜻蛉)
176. 협접(蛺蝶)
177. 감접(紺蝶)
178. 어자(魚子)
179. 이어(鯉魚)
180. 예어(鱧魚)
181. 강랑(𧏙蜋)
182. 와우(蝸牛)
183. 백어(白魚)
184. 하마자(蝦蟇子)
185. 오적(烏賊)
186. 경어(鯨魚)
187. 수군(水君)
188. 귀명(龜名)
189. 별명(鱉名)
190. 결초충(結草蟲)
191. 원거(鶢鶋)
192. 정아문잠(程雅問蠶)
193. 정아문귀(程雅問龜)
194. 우정문선(牛亭問蟬)
195. 우정문의(牛亭問蟻)
196. 현안선생문봉(玄晏先生問鳳)

부록
역대 저록(歷代著錄)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옛날의 법식에서는 윗옷과 아래옷이 서로 이어져 있었다. 주(周)나라 문왕(文王)에 이르러 여인들에게 치마[裙]를 입고 치마 위에 적의(翟衣)를 더하게 했는데, 모두 명주 비단으로 만들었다. 진시황(秦始皇) 원년(BC 246)에 궁인들에게 오색 화라군(花羅裙)을 입게 했는데, 지금의 예식 자리에서는 짧은 치마를 입는다. 속치마[襯裙]는 수(隋)나라 대업(大業) 연간(605∼617)에 양제(煬帝 : 양광)가 오색 협힐(夾纈) 화라군을 만들어 궁인과 백관의 모친과 부인에게 하사했다. 또 홑비단으로 화롱군(花籠裙)을 만들어 궁인들에게 그것을 입고 늘 연회에서 시봉(侍奉)하게 했다. 나중에 또 봉황 무늬 비단을 오려서 치마의 이음새 위에 붙였는데, 이는 옛날 유적(褕翟)의 모양을 취한 것이었다. [당나라] 개원(開元) 연간(713∼741)에도 여전히 그 법식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