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미디어/문화 연구의 소수자에 대한 이론적 검토 및 성찰, 미디어를 매개로 한 소수자의 목소리 내기, 그리고 소수자의 목소리 듣기를 다루어 보고자 했다. 제1부 소수자 미디어 문화 연구의 범주와 이론적 궤적을 진단하고, 한국 문화 연구 영토 내부에서 소수자 개념과 소수자 문화 이론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전이되었는지 그 시공간적 문맥을 추적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수자 미디어 문화 연구를 미디어 문화의 소수자적 재비치화에 개입하고, 미디어의 소수자적 실천과 재구성을 위해 현실 대중의 미디어/문화 실천을 지배와 저항의 양가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방식의 지적 개입으로 보려고 한다. 2부 ‘소수자성, 미디어 그리고 담론’은 소수자들이 주체가 되거나 대상이 되어 미디어를 통해 구성되거나 실천하는 방식과 역사를 다룬다.
200자평
여성, 청소년, 노인, 동성애자, 장애인, 빈민층 등 다양한 소수집단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또한 국제결혼 이주자,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등이 한국 사회에 유입되면서 통합과 다양성이라는 화두가 사회적 의제가 되었다. 이에 소수자에 대한 이론적 검토와 체계화를 해보자는 뜻을 모으게 되었다.
이 책은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소수자 집단은 어떤 위치이며, 소수자 집단을 미디어에서 어떻게 담론화시키고 있는지, 또한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대변될 수 있는지의 문제를 다각도에서 연구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 내 소수자와 미디어의 문제와 연구를 총체적으로 살펴본다.
지은이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한·흑 갈등: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의 일 고찰”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LA 폭동’으로 귀결된 한인 중간 상인 계급과 슬럼 흑인 저계급 간 충돌을 커뮤니케이션 위기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했다. 이후 귀국해 방송개발원 책임연구원과 강원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한국언론학보≫, ≪방송학회보≫, ≪언론과 사회≫, ≪문화/과학≫ 등에 수십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현대 대중문화의 형성≫(공저), ≪다큐멘리와 역사≫(공저), ≪신화의 추락, 국익의 유령≫(공저)을 비롯한 다수의 저작이 있다. ≪텔레비전 오락의 문화정치학≫(공저)으로 한국언론학회가 주는 ‘올해의 저술상(희관언론상)’을 받았다.
이희은
조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조교수다. 영상 커뮤니케이션 및 문화 연구 분야의 강의와 연구를 한다.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신문학과(현 언론정보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에서 “‘우리’를 타자화하기: 전지구화, 정체성, 한국의 대중음악”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영어와 일상의 공간: 영어마을 사례를 중심으로”, “위키피디어 정보의 기술문화적 함의: 집단지성과 지식권력”, “텔레비전 버라이어티쇼의 사적인 이야기 서술” 등이 있다.
황인성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인주립대학교에서 매스컴 석사학위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매스컴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귀국하여 한국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을 역임했고, 대진대학교와 인천대학교에서 조교수 및 부교수를 지냈다. 저서로는 ≪가족과 방송≫(공저), ≪愛人: TV드라마, 문화 그리고 사회≫(편저), ≪텔레비전 문화 연구≫(편저)가 있고, 역서로는 ≪텔레비전 제작론≫(공역), ≪아시아의 텔레비전: 텔레비전 산업과 프로그램 포맷, 그리고 세계화≫(역)가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텔레비전 저널리즘 서사구조의 사회적 폭력성에 대하여”, “‘트렌디 드라마’의 서사구조적 특성과 텍스트의 즐거움에 관한 이론적 고찰”,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의 민속지학적 관음주의와 타문화의 현실구성에 대한 연구: <도전! 지구탐험대>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주형일
영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신문학과(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5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때 사진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여러 영상 매체와 사람들의 일상적 문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저서로는 ≪영상매체와 사회≫, ≪사진: 매체의 윤리학, 기호의 미학≫, ≪내가 아는 영상기호분석≫,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현대 문화론의 이해≫(공저), ≪현대사회와 매스커뮤니케이션≫(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68사상과 현대 프랑스 철학≫(공역), ≪문화의 세계화≫, ≪중간예술≫, ≪소리없는 프로파간다≫, ≪섬광세계≫, ≪일상생활의 혁명≫, ≪미학 안의 불편함≫, ≪합의의 시대를 평론하다≫, ≪다시 쓰는 내 인생의 리스트≫, ≪문화이론사전≫(공역) 등이 있다.
김수미
고려대학교 강사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미디어의 소비문화 공간에 대한 재현 양식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popular feminism 부상의 사회 문화적 함의에 대한 연구”로 매스커뮤니케이션 석사학위를 받고, 글로벌라이제이션 시기의 정체성 구성과 재현의 정치학에 대한 관심을 한국에서의 결혼이주여성들과 관련하여 생산된 다양한 담론들에 대한 분석으로 확장시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연구의 일부분이 정리되어 ≪Feminist Media Studies≫와 ≪Asian Journal of Communication≫에 발표되었다.
이경숙
고려사이버대학교 미디어홍보영상학과 부교수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언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류, 디즈니 문화, 이주여성과 미디어 등 지구적 차원의 문화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문화연구사전≫, ≪사회과학방법론≫, ≪국제커뮤니케이션과 세계화≫ 등을 공역했고, “혼종적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포섭된 ‘이산인’의 정체성” 등의 연구 논문을 발간했다. ≪가족과 미디어≫, ≪젠더, 이주 & 모바일놀이≫, ≪텔레비전과 시청자≫ 저술 발간에 참여했다.
오원환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방송분석과 비평이론’을 맡아 강의한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매스컴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서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던 중, 모교인 고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북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나 실험영화 제작 등을 강의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영화제 상영작인 다큐멘터리 와 <길 위에서 나누는 대화> 등이 있다. 박사학위 논문인 “탈북 청년의 정체성 연구: 탈북에서 탈남까지”는 탈북자의 삶의 불안과 이동을 정체성 개념을 중심으로 연구했다. 최근 탈북자의 탈남 현상과 TV 뉴스에서의 탈북자 재현 분석 등을 연구 중이다. 영상 분야 대표 논문으로는 “‘소프트 다큐멘터리’ 장르의 영상미학 연구: KBS 분석을 중심으로”가 있다.
채석진
영국 서섹스대학교에서 미디어 문화연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사회변화에 따른 감각의 변화와 기술변화 간의 관계에 관심이 있다. 현재 박사학위 프로젝트로 한국의 젊은 여성들의 위태로운 삶과 노동, 그리고 그들의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글로벌 시대 미디어 문화의 다양성≫(공저), 논문으로는 “제국의 감각: 에로, 그로, 넌센스” 등이 있다.
정의철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조교수다. 다문화와 건강 이슈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권리확보에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다. 경희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미국 러커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에서는 아프리카 에이즈 위기의 확산과 이에 관한 주류 미디어와 대안 미디어의 담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BMC Public Health≫, ≪Atlantic Journal of Communication≫, ≪한국언론학보≫, ≪한국방송학보≫, ≪언론과학연구≫ 등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다. “혼혈인에 대한 미디어 보도 분석: 하인스 워드의 성공 전후를 중심으로”, “에이즈 뉴스 프레이밍 분석: 비판적 헬스저널리즘 관점을 중심으로”, “다문화 사회 대중매체의 사회 통합적 역할 탐구”, “Community-based intervention to promote breast cancer awareness and screening: The Korean experience”, “Social Construction of Cultural Identity”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지훈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에서 연구와 강의를 한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학위를,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시간 호프 칼리지에서 조교수를 역임했다. 편서로는 ≪Reel Politics: RealityTelevision as a Platform for Political Discourse≫가 있으며 ≪Journal of Communication≫, ≪Continuum: Journal of Media and Cultural Studies≫, ≪언론과 사회≫, ≪커뮤니케이션 이론≫ 등의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대표 논문으로는 “국제시사 프로그램의 생산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한 연구: MBC 의 서구와 제3세계 재현을 중심으로”, “스타 해외 봉사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사회적 함의: 개도국의 가난에 관한 담론을 중심으로”가 있다.
차례
1부 소수자의 목소리와 문화 연구
1 소수자 미디어 문화 연구의 구성과 궤적 – 전규찬
소수자 현실문화 연구의 현재
들뢰즈 철학과 소수자(성)의 문제 설정
문화 연구와 소수자
포스트주의와 소수자 문화 연구의 전 지구화
한국 미디어/문화 연구와 소수자
소수자 문화 연구의 미래, 미디어 문화 연구의 소수적 배치
2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의 의미: 다문화주의를 넘어서는 미디어 이론의 필요성 – 이희은
‘소수자’의 문제는 소수만의 것이 아니다
다문화주의와 소수자
근대국가의 형성과 소수자에 대한 탄압
소수자, 테크놀로지, 미디어 공간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기’
소수자와 커뮤니케이션의 권리
3 <나쁜 영화>와 ‘나쁜 아이들’, 그리고 ‘돌아온 아이들 – 황인성
미디어와 ‘나쁜 아이들’
미디어의 사회적 현실 구성과 담론 연구
<나쁜 영화>와 ‘열려진 영화’, 그리고 텔레비전
<나쁜 영화>의 ‘나쁜 아이들’과 <뉴스 추적>의 ‘돌아온 아이들’
열린 사회를 위한 미디어를 바라며
4 지방민의 삶에 대한 이해: 공간과 장소로서의 지방 – 주형일
지방민의 발견
사회적 차별과 집단의식 그리고 탈주
지방과 지방민에 대한 재현
지방민에 대한 이해의 방법
A의 이야기
안에서 본 지방민의 삶
지방민의 재발견
5 대상화와 문제화: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한국 뉴스 보도 연구 – 김수미
글로벌라이제이션, 문화, 정체성
결혼을 통한 이주의 증가, 그 사회 문화적 함의
뉴스 보도와 프레임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뉴스보도 방식
결혼이주여성과 정체성 구성: 타자의 재현을 넘어서
2부 소수자성, 미디어 그리고 담론
6 사회적 소수자로서 노인과 미디어 담론 – 이경숙
‘노인’에 대해 말하기
소수자 담론과 노인의 위치
연령주의와 노년 담론
미디어의 노년 담론
‘노인’의 사회적 구성
7 탈북자에 대한 미디어의 담론적 구성 – 오원환
이데올로기적 배치
탈북자 관련법의 변천과 함의
탈북자 정체성의 담론적 구성
이데올로기적 재배치
8 위태로운 삶, 노동,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 – 채석진
디지털 시대의 위태로운 삶과 노동
저소득 계층 여성의 삶 연구하기
세 여성들
보이지 않는 사람들
9 다문화 사회와 이주민 미디어: 소수자 공론장으로의 가능성 모색 – 정의철
다문화사회 전개와 미디어
이론적 배경: 다문화 사회와 소수자 미디어
참여적 접근과 ‘이주민방송’ 분석
이주민과 소수자 에스닉 미디어
소수자 미디어의 성장과 도전
이주민방송의 의의와 비판적 제언
10 한국 퀴어 미디어의 역사와 발전 – 박지훈
한국 퀴어 미디어의 역사
한국 퀴어 미디어의 특징
퀴어 미디어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
호모포비아의 영향력
책속으로
소수자는 내가 불편해도 참고 봐 주어야 할 타자가 아니라, 나의 또 다른 확장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억압에 저항하는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표준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소수자의 생존권을 위협하지 않으며, 소수자에게 말하라는 요구를 하기 이전에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윤리적 태도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_ “2장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의 의미” 중에서
지방민을 다수자/소수자의 이항대립구도나 타자화 담론이 재현하는 주변인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은 지방민을 서울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재현일 뿐이다. 분명 사회적 권력의 차원에서 볼 때 지방민을 다수자로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지방민이 인간으로서 배려를 받고,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머무는 것도 아니다. 지방민은 자기 나름의 생각과 욕망을 갖고 살아가는 생활인이다.
_ “4장 지방민의 삶에 대한 이해” 중에서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도구적 관점은 그들을 ‘순수한, 전통적 여성성과 가족가치의 담지자’로서의 프레이밍을 통해 강화된다. 한국에서 국제결혼 시행의 근간에는 특정한 성적, 인종, 민족적 인식에 기반을 둔, 제3세계 이주여성들이 갖는 자질의 차별화와 국제결혼 대상자로서의 바람직성에 대한 나름의 견해들이 존재했다.
_ “5장 대상화와 문제화” 중에서
특히 미디어를 통해 구성되는 노인의 삶은 노인에 대한 사회적 규범을 형성하고 노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누구나 겪게 되는 노년의 개인적인 삶의 경험과 위치는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를 통해 구성된 ‘노인’은 의미화 실천의 영역에서 의존적인 존재로서 동질적인 ‘노인’이 되며, 이런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로서 소수자적 위치에 머무른다.
_ “6장 사회적 소수자로서 노인과 미디어 담론” 중에서
탈북자의 일부는 정착금을 탕진하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기도 하고, 또 일부는 유흥업소에서 성매매에 종사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일부는 범법 행위에 가담하기도 했다. 우울증을 앓거나 자살하는 탈북자도 있다. 이런 탈북자의 삶이 미디어를 통해서 부적응하는 탈북자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_ “7장 탈북자에 대한 미디어의 담론적 구성” 중에서
주류 미디어에서 지배적으로 사용되는 안전하고 성공적인 포맷을 중시하는 제작 패턴이 이주민 미디어에도 영향을 줌을 보여 준다. 또한,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인이 자원봉사의 형태로 제작에 적극 결합하는 것이 긍정적인 반면 이주민이 주체가 되는 이주민 미디어의 본질이 약화된다는 측면도 보여 주고 있다.
_ “9장 다문화 사회와 이주민 미디어: 소수자 공론장으로의 가능성 모색” 중에서
사회적으로 구성된 동성애자라는 범주는 실제로 동성애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생활양식이나 문화적 정체성에 근거하고 있지 않으며, 부정적으로 표상되는 그들의 소수자성은 비가시적이기 때문에 동성애자의 정체성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연약할 수밖에 없다. 영속적이지 않고 유동적인 동성애 정체성은 퀴어 미디어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다.
_ “10장 한국 퀴어 미디어의 역사와 발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