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장재의 철학은 역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그의 역학은 대부분 ≪횡거역설(橫渠易說)≫에 언급되어 있다. 이 책은 비교적 초기의 저작으로서 본격적으로 ≪주역≫을 풀이한 책이다. 장재 역학의 기본 사상은 바로 이 책을 통해 천명되며, 장재 철학의 기본 개념 또한 이 책에서 나온 것이 많다. 특히 이 책은 장재의 또 다른 주요 저작인 ≪정몽(正蒙)≫과 함께 상보적이고 유기적인 저작으로서, 장재 철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장재는 ≪주역≫에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기능이 점서(占筮)를 통해 신령으로부터 얻어진 길흉화복에 관한 예언이 아니며, 괘효상(卦爻象)의 변역 법칙과 괘효사(卦爻辭)가 설명하는 변역의 이치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즉, 그는 ≪주역≫의 예언적 기능이 음양 변역의 도, 곧 사물의 변화와 발전의 법칙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장재는 <설괘전(說卦傳)>을 해석하면서, “만약 이미 지난 ‘고(故)’를 찾는다면 천세(千歲)의 일지(日至, 冬至)를 가만히 앉아서도 알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리고 그는 방법론에서 노장현학(老莊玄學)과 불교의 관점으로 ≪주역≫을 해석하는 입장에 대해 반대했다. 즉, 그는 ‘유는 무에서 생겨난다(有生於無)’는 도가의 입장에 반대하며, 또한 도가 학설로써 ≪주역≫의 원리를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이것은 특히 공영달 소(疏)의 현학적 관점으로써 천도(天道)와 성명(性命)을 해석하던 당시 역학자들의 유행 사상을 비판하는 것이다.
장재 역학의 다른 한 특징은 그가 <계사전(繫辭傳)>을 특히 중시하고 있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계사전>은 역도(易道)를 논했다. 역도를 알면 역상(易象)은 그 속에 있기에 ≪주역≫을 볼 때 반드시 <계사전>에서부터 말미암아야 한다”라고 했다. 즉 <계사전>은 역도를 천명했으므로 상(象)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주역≫의 전체 내용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00자평
≪횡거역설≫은 ≪주역≫을 본격적으로 풀이한 것이다. 특히 ≪횡거역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계사전>을 옮겼다. 장재는 ≪주역≫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예언적 기능이 음양 변역의 도(道), 곧 사물의 변화와 발전의 법칙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러한 역도(易道)의 논의는 <계사전>에서부터 말미암는다고 했다.
지은이
중국 북송의 철학자로서 주돈이, 소옹, 정호, 정이와 더불어 ‘북송의 다섯 선생[北宋五子]’ 중 한 사람으로 존숭받고 있다. 자는 자후(子厚). 봉상미현 횡거진(橫渠鎭)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횡거 선생이라 불리며, 관중(關中) 지역에서 주로 가르쳤기 때문에 그와 제자들의 학파를 관학(關學)이라 한다. 숭문원교서(崇文院校書) 등의 관직을 지내면서 특히 예(禮)의 실천에 힘썼다.
장재는 기(氣)가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실체이며, 기의 흩어지고 모이는 변화에서 각종 사물과 현상이 형성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에서 그는 불가의 공(空) 사상과 도가의 무(無) 사상을 비판했다. 또한 그는 사물의 대립이 통일되는 몇 개의 원리를 추측했는데, “모든 것은 반대되는 것이 있어서 이에 서로 대립되고, 대립되는 것은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 결국 화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모든 사람과 사물은 다 함께 ‘천지의 기[天地之氣]’를 품부받아 생겨났다고 보아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를 제창했다.
장재는 유가의 여러 경전에 해박했으나 특히 ≪주역≫의 공부에 많은 힘을 쏟았다. 그러므로 그의 주요 저작은 대부분 ≪주역≫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피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표작으로는 ≪정몽(正蒙)≫과 ≪횡거역설(橫渠易說)≫을 언급할 수 있는데, 두 권 모두 ≪주역≫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경학이굴(經學理窟)≫, ≪장자어록(張子語錄)≫ 등이 있는데 대부분 ≪장재집(張載集)≫에 수록되어 있다.
옮긴이
경북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대구교육대학교 윤리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송대(宋代) 유학, 영남 성리학, 동양 교육 사상 등이다. 저서에 ≪정주철학원론≫ 등이 있고, 역서에 ≪정몽(正蒙)≫ 등 다수가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장재 기철학의 이론적 구조>, <退溪的敬論與朱熹的主敬思想> 등이 있다.
차례
1. 계사상전(繫辭上傳)
2. 계사하전(繫辭下傳)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주역≫에서 말하기를 “신묘함을 궁구하고 조화를 안다[窮神知化]”라고 했고, 또 말하기를 “변화의 도리를 안다”라고 했으니, 변(變)을 알게 되면 어찌 화(化)를 알지 못하리오?
-66쪽
배우는 자는 성인의 학문을 추구해 행할 바의 일을 미리 준비하나니, 오늘 먼저 순서를 세우고 내일 행하는 바를 시작해야 한다. 만약 일이 한 달 전에 있으면 한 달 전부터 준비하고 안배해야만 곧 때에 맞추어 갖출 수 있게 된다. 말이 미리 정해지고 도가 미리 정해지고 일이 미리 정해지면 이에 공(功)이 있게 된다. 천하를 다스리는 아홉 가지 대도(大道)는 이것으로부터 행하는 것이니 오직 미리 준비할 따름이다.
-128~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