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키워드: "정일근"

인티

 

정일근 육필시집 사과야 미안하다
11 주말판

가을의 일 풀잎 등에 맺히는 이슬 한 방울이 무거워진다/ 그 무게에 풀들은 땅으로 휘어지며 겸허해지고/ 땅은 씨앗들을 받아 품으며 그윽하게 깊어진다/ 뜨거웠던 황도의 길도 서서히 식어 가고/ 지구가 만든 그림자 속으로 달이 들어와 지워지듯/ 가을 속으로 걸어가면 세상살이 욕심도 무채색이 된다/ 어두워지기 전에 아궁이를 달구어 놓아야겠고/ 가을별들 제자리 찾아와 착하게 …


정일근 육필시집 사과야 미안하다
11 주말판

여름 편지 여름은 부산 우체국 신호등 앞에 서 있다/ 바다로 가는 푸른 신호를 기다리며/ 중앙동 플라타너스 잎새 위에 여름 편지를 쓴다/ 지난여름은 찬란하였다/ 추억은 소금에 절여 싱싱하게 되살아나고/ 먼 바다 더 먼 섬들이 푸른 잎맥을 타고 떠오른다/ 그리운 바다는 오늘도 만조이리라/ 그리운 사람들은 만조 바다에 섬을 띄우고/ 밤이 오면 별빛 …


정일근 육필시집 사과야 미안하다
11 주말판,한국근현대문학

나무 기도 새해에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우린 너무 빠른 속도다, 세상은/ 달려갈수록 넓어지는 마당 가졌기에/ 발을 가진 사람의 역사는/ 하루도 편안히 기록되지 못했다/ 그냥 나무처럼 붙박여 살고 싶다/ 한 발자국 움직이지 않고/ 어린 자식 기르며 말씀 빚어 내고/ 빈 가지로 바람을 연주하는 나무로 살고 싶다/ 사람들의 세상은 또 너무 입이 …


육필시집
지만지 1000종 기념 지식 여행

지식을만드는지식 1000종 출간 기념 지식여행 Ⅳ : 육필시집 육필시집, 참 아뜩한 환희 육필시집은 한 시인에 대한 철저한 기념물이다. 하기야 그 무엇치고 기념물 아닌 것이 있으랴만, 이건 참 아뜩한 환희요, 행운을 넘어선 그 무엇이다. – 나태주 시인의 육필시집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에서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


사과야 미안하다
한국근현대문학

시인의 말 북해도 여행 중에 오타루란 항구도시에서 유리로 만든 푸른 펜과 북해를 닮은 블루블랙(blueblack) 색 잉크를 그 사람에게 선물받았다. 그 펜에 그 잉크를 찍어 시인 스무 해 동안 쓴 8권의 시집 속에서 59편의 시(詩)를 골라 적었다. 유리 펜도 닳고 잉크도 줄어들고 손끝을 타고 내 정신이 뭉텅뭉텅 빠져나가 버린 것 같다. …




 
툴바로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