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승만경(勝鬘經)≫의 원 이름은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鬘獅子吼一乘大方便方廣經)≫이다. 이 경은 재가자인 승만(勝鬘) 부인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인데, 여래장사상(如來藏思想), 일승사상(一乘思想)을 중심 사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경을 ≪여래장경(如來藏經)≫, ≪부증불감경(不增不減經)≫ 등과 함께 여래장 삼부경이라 한다.
이 경은 대승불교 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대체적으로 3∼4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의 산스크리트 원전은 전해지지 않지만, ≪구경일승보성론(究竟一乘寶性論)≫이나 ≪대승집보살학론(大乘集菩薩學論)≫ 등에 그 단편이 전해지고 있다. 번역으로는 티베트 역본이 현존하고 있으며, 한역으로는 북량의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한 ≪승만사자후일승방편경(勝鬘獅子吼一乘方便經)≫, 구나발다라(求那跋陀羅)가 436년에 번역한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鬘獅子吼一乘大方便方廣經)≫, 당의 보리유지(菩提流支)가 번역한 <승만부인회(勝鬘夫人會)>(≪대보적경(大寶積經)≫ 제48회)가 있다. 담무참 역은 일찍부터 전해지지 않았고, 구나발다라 역본이 일반적으로 많이 읽히고 있다.
여래장에는 공여래장(空如來藏)과 불공여래장(不空如來藏)이 있다. 번뇌는 본래 허망하고 진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空)이다. 그래서 번뇌는 공여래장이다. 불공여래장은 법신(法身)을 말하는 것으로 법신과 부처님의 덕성은 구비되어야 하기 때문에 불공(不空)이다. 이것은 여래장이 번뇌와는 상응하지 않고, 청정법과는 상응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여래장을 의지하여 생사(生死)가 전개된다는 여래장연기설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여래장과 윤회와의 관계를 말한 것으로 생사라는 것은 세간적인 언설이다. 여래장은 원래 불생불멸하여 세간의 법을 초월한 것이며, 세간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여래장이 있기 때문에 생사를 싫어하고 열반을 즐겨 구하게 된다고 한다. 대승불교의 주요 특징 중의 하나인 일상생활을 통한 수행을 강조하고, 더 나아가 현실 참여를 통한 대중 구제를 강조한다.
200자평
6세기 진흥왕 때 들어와 초기 신라 불교에 영향을 주었던 책으로, 형식주의 불교에 반대하고 일상과 현실 참여를 강조하는 대승경전이다. 왕족이며 재가여성인 승만 부인이 부처남 앞에서 설하고 인가 받는 성스러운 진리와 정법의 지혜는 마음속에 감추어진 여래의 씨앗을 발견하는 길을 보여 준다.
옮긴이
대구에서 출생하여 영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여래장(如來藏) 사상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대구한의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인도철학사≫(이문출판사, 1995), ≪여래장≫(이문출판사, 1997), ≪삼국유사의 종합적 연구≫(공저: 박이정, 2002), ≪불교사상과 문화≫(세종, 2003), ≪한의 학제적 연구≫(공저: 철학과 현실사, 2004), ≪종교의 이해≫(학진출판사, 2005), ≪현대인의 윤리학≫(학진출판사, 2005), ≪정신치료의 철학적 지평≫(공저 : 철학과 현실사, 2008) 등이 있다.
차례
해설
1. 여래진실의공덕장(如來眞實義功德章)
2. 십대수장(十大受章)
3. 삼대원장(三大願章)
4. 섭수정법장(攝受正法章)
5. 일승장(一乘章)
6. 무변성제장(無邊聖諦章)
7. 여래장장(如來藏章)
8. 법신장(法身章)
9. 공의은복진실장(空義隱覆眞實章)
10. 일제장(一諦章)
11. 일의장(一依章)
12. 전도진실장(顚倒眞實章)
13. 자성청정장(自性淸淨章)
14. 진자장(眞子章)
15. 승만장(勝鬘章)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진실한 서원으로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는 중생들을 편안하게 하려 하오니 이 선근으로 일체의 생(生)에 정법의 지혜가 얻어지기를 바랍니다. 이것을 제일대원(第一大願 : 첫째 서원)이라고 합니다.
제가 정법의 지혜를 얻으면 싫어함이 없는 마음으로 중생을 위하여 연설하겠습니다. 이것을 제이대원(둘째 서원)이라고 합니다.
제가 정법을 섭수하고서는 몸[身]과 목숨[命]과 재산[財] 등을 버리고서라도 정법을 보호하고 지키겠습니다. 이것을 제삼대원(셋째 서원)이라고 합니다.
-33쪽
만약 일체의 고(苦)를 알고, 일체의 집(集)을 끊고, 일체의 멸(滅)을 증득하고, 일체의 도(道)를 닦는다면, 무상하여 파괴되어 가는 세간과 무상하여 병들어 가는 세간에서도 언제나 변함없는[常住] 열반을 얻습니다. 지켜줄 수 없는 세간과 의지할 수 없는 세간에서 지켜주고 의지처가 됩니다. 왜냐하면 법은 우열이 없기 때문에 열반을 얻을 수 있고, 지혜는 평등하기 때문에 열반을 얻을 수 있고, 해탈은 평등하기 때문에 열반을 얻을 수 있고, 청정함은 평등하기 때문에 열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열반은 해탈의 맛이라고 하는 일미(一味)의 평등한 맛[等味]입니다.
-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