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바지》는 ‘마스케’ 일가의 연대기를 그린 4부작 희극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빌헬름 시대 독일 사회를 배경으로 시민 계층의 위선과 속물근성을 신랄히 풍자한 카를 슈테른하임의 대표 희극이다. 슈테른하임이 그려 놓는 마스케 가문의 이야기는 현실 그 자체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가면(Maske)’이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숨어서 본능에 따르는 편협하고 이기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빌헬름 시대 시민 사회의 단면을 통렬히 드러낸다. 1909년 집필되었지만 외설 시비에 휘말리며 출판과 공연에서 제약을 받았고, 이후 1911년 베를린 캄머슈필에서 공연되었을 때 ‘불쾌하다’는 비난과 ‘억압된 시민 정신의 해방’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투르게네프의 희극 〈시골에서의 한 달〉은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한적한 시골 귀족 저택에 젊은 가정교사 벨랴예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사랑과 감정의 유희를 그린다. 엇갈린 짝사랑과 오해로 가득한 이 드라마는 현실의 변화보다 감정의 소동에 가깝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는 이 작품은 체호프에 앞선 러시아 리얼리즘 희곡의 중요한 전범이다.